오늘은 제가 사제 서품을 받은지 17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 당시, 나이 많은 신부님께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성사가 없으면 신부가 아니다. 17년 동안 이 말씀은 저와 함께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그 의미를 잘 모르다가, 시간이 흘러가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사제가 해야 할 역할들이 많습니다. 회사의 사장님처럼 조직을 운영하고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사무적인 역할요. 특히 스위스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많은 돈이 들어오고, 많은 직원들을 관리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성사를 모시는 일이 곁가지가 되어버리고, 사제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잃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나병환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제에게 가라고요. 그리고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치라고요. 이것은 사제가 누구인지를 잘 보여주는 글입니다. 사제들은 사람들에게 예물을 받고 성사를 모십니다. 나머지 다른 일들은 그냥 종속적일 뿐입니다.

중세 때 사제들은 월급을 받지 않았는데, 예전에는 저는 이것을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과거에는 사례로 자연의 산물을 받았습니다. 원시적인 형태의 사례를 받은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가져오고, 사제직은 여기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사제직은 예물과 분리되어 있습니다. 사제는 사장님처럼 월급을 받고, 사무적 업무만 보면서, 성사를 모시지 않고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17년이 지나니 노신부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제직은 원칙적으로 성사를 거행하는 제사장의 역할입니다. 하지만 교회의 규모가 커지고 세상 안에서 활동하자면 사제는 관리자의 역할도 수행해야 합니다. 이 상극의 임무를 어떻게 수행할 수 있을까요? 답은 언제나 그리스도이십니다. 주님은 모든 상극을 조화로 이끄시는 분이십니다.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이 두 역할은 조화롭게 수행될 수 있을 겁니다. 아멘.

주기도문 하기 전에 >

몇년 전에 어떤 자매님이 저에게 말씀하시길, 사제들이 결혼을 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결혼을 해도 된다,가 아니라 모든 사제가 결혼을 해야 한다고요. 사제들이 가족을 꾸려봐야지, 평신도들의 삶을 더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다고 주장하셨습니다. 사제는 현실적 삶의 문제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프랑스에서 1960-70년대에 사제들이 낮동안 회사에서 수공업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 때 성당에 돌아와 미사를 드렸습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사제직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6월달에는 많은 사제들이 서품을 받습니다. 그들이 예수님께 항상 충실하도록 그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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