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씀]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갔을 때에도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쉬고 있을 때에도 누군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이 항상 일을 하고 계시고 하느님이 일을 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영원히 쉬게 됩니다.

[강론말씀]

사람들이 휴가 간 뒤의 고요함이 좋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쉬기만 해서는 안 되고,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일은 쉽지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저는 사제이다보니 초대를 많이 받습니다. 초대받아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한국에서 신부님들은 저녁을 두번 드시기도 한답니다. 두부를 좋아하신다고 하면 한 댁에서 두부로 저녁을 드시고, 또 다음 댁에 가서 또 두부를 드시기도 합니다. 한달에 5-8번은 초대를 받아 식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항상 누군가는 부엌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부엌에 없다면 불안해집니다. 오늘 말씀에 나오는 마르타가 없으면 저녁은 배고픈 저녁이 됩니다.

일을 하는 것은 기도를 하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큰 명절 때마다 여성들이 부엌일을 많이 맡게 되는데 남성들도 많이 도와줘야 아내분들이 덜 힘듭니다.

세상에는 마리아와 마르타 둘다 필요합니다. 세상이 다 그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상에는 주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평일도 있습니다. 가만히 있는 것도 있지만 분주히 일하는 것도 있습니다. 지구 안과 지구 밖을 보십시오. 태양은 가만히 있고 행성은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우리가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합니다. 들숨 날숨. 숨을 쉽니다. 움직임만 있는 게 아니라 쉬기 때문에 숨을 쉴 수 있습니다. 고요함과 움직임이 있습니다.

여러분 열심히 일 하시지요? 그런데 잘 쉬고 계시나요? 주일에 편하게 쉬고나면, 휴가 가서 잘 쉬고나면 마음이 풍성해지나요? 아니지요. 너무 쉬면 몸이 더 아픕니다.

정말 쉰다는 것은 거룩한 것이 밖으로 나갈 때 비로소 잘 쉬는 것입니다. 거룩한 것이 밖으로 온전히 드러날 때, 마치 예수님 옆에 앉아서, 마리아가 예수님이 말씀하실 수 있도록 있는 자세, 그게 쉬는 겁니다.

잘 쉬지 않으면, 밥이 쉬듯이 쉬어 버립니다.

잘 쉬십시오.

거룩한 영역에 들어가 계십시오.

일과 쉬는 것이 같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이 마르타를 꾸짖는 이유는 무엇일가요? 사실, 마르타의 부엌일을 마리아가 도와야 합니다. 하지만 마르타가 예수님께 마리아에게 무슨 말씀을 일러주십시오 하고 말씀드리는 것은 하느님에게 명령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은 하느님과 수평적 관계가 아니고, 하느님 말씀을 듣는 존재입니다. 마르타는 예수님을 이용하려합니다. 간교합니다. 거룩한 것을 이용하려하는 이러한 실수는 하지 맙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과 계약 맺는 것입니다. 이것을 서원이라고 합니다. 하느님의 도움을 받아 뭐가 잘 되면 댓가를 치르기로 약속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명령을 내릴 수 없지만, 계약을 맺을 수 있으니, 이를 잘 이용하세요. 서원을 세웠으면 지켜야합니다.

하느님과 좋은 관계를 맺으세요. 아멘.

[첨언]

저 담벼락 너머에 기도하시는 분들, 수녀님들 덕분에 세상이 돌아갑니다. 돈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할 때 우리가 세상의 중심이 됩니다. 기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