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빕니다. 오늘 제1독서를 들으시고 여러분들이 좋아하셨을 듯 합니다. 바오로께서는 구원받기 위한 조건들을 몇 가지 이야기 하셨습니다. 바로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과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를 먹지 않고, 간음을 하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우상에게 바쳐졌던 고기도 먹어도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이런 주어진 것 이상을 할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꽃 한 항아리만 있으면 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랑하는 사람에게 두 항아리를 갖다 주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제2독서) 요한 묵시록이 이야기하는 하느님의 성전에 이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주어진 것 이상을 하려고 하나요, 아니면 해야할 것만 하려고 하나요? 대부분 해야 할 것만 하게 됩니다. 왜그럴까요? 우리에게는 열정이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열정은 선을 넘어가게 하는 힘입니다. 이것을 그리스어로 마토스메타파토이라고 하는데 이 Patos는 열정을 통해 배운다는 말입니다. 머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열정이 따를 때 가능한 것입니다.

제가 아는 신부님은 수도원에 계실 때 운전을 배우고 계셨는데 그것을 너무 좋아하셔서 항상 운전하는 이야기만 하셨습니다. 저는 기계에 대해 관심이 적어서 듣는 동안 지겨웠는데 지금 보면 그 신부님은 저보다 운전도 훨씬 잘 하시고 좋은 차도 몰고 다니십니다.

제가 아는 또 한 친구는 종소리만을 듣고 유럽의 어느 대성당 종소리인지 구분을 합니다. 그 친구는 대단한 청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심이 있는 것이죠. 두 번째 작은 종소리가 다르지 않냐고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 열정. 열정이 선을 넘도록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우리는 성령에 대해 선포합니다. 성령이 비로소 우리에게 그 길을 열어줍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이런 때가 올 지 상상도 못했는데 40대 중후반이 되니 조금 지쳤습니다. 헐떡 고개를 넘고 있는 것이죠. 여러 가지 일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을 앞두고 9일 기도를 열심히 바쳐야겠다. 성령을 구해서 열정을 받아야겠다.’고 작심하였습니다.

성령을 받으십시오. 그렇게 된다면 복음에서 주님말씀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열정이 없으면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열정이 있으면 깨닫게 됩니다. 열정이 있으면 활기가 생기고 주님 말씀을 체험하고 고귀한 지식에 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아는 한 독일 가정이 있습니다. 저는 이 가정과 인연이 있습니다. 이 가정의 장남은 나이가 어느 정도 있고 사회적으로 성공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홀로 계신 어머니를 돌보지 않습니다. 유산에만 관심이 있지, 어머니를 방문하지도 않습니다.

반면 제가 어느날 양로원에 갔는데 한 치매 할머니가 누워계셨습니다. 제가 성호를 그으면 따라 그으시는데 그 할머니는 딸 얼굴과 성호경만 기억하십니다.

한 분은 사회적 성공을 한 경찰간부로서 지식인이고 다른 한 분은 다 잊어버리고 오직 딸 얼굴과 성부, 성자 그리고 성령 성호경만 기억합니다.

과연 누가 더 많이 아는 걸까요? 치매 할머니가 더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그 분은 권력 혹은 돈 때문에 부모, 형제를 다 잊어버리고 하느님에 대한 지식도 잊어버렸습니다.

모든 지식은 다 같은 지식이 아닙니다. 하느님에 대한 지식, 진리에 대한 열정이 고귀한 지식인 것입니다. 고귀한 지식을 가지고 진리를 추구하고 가정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성령께서 인도해주시는 것입니다.

여러분, 성령을 맞이할 준비를 하시고 고귀한 지식을 간직하시며 진리를 추구하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