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우리는 지금 사순 4 주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순 4 주일은 레타레 (Laetare) 라고 하며 이는 기뻐하는 주일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쁨’이 아니라 ‘부활을 미리 바라보는 기쁨’을 의미합니다.

레타레 주일에는 장미색깔 제의나 보라색 제의를 입습니다. 그런데 저는 장미색이 잘 어울리지 않아 보통 보라색 제의를 입습니다. 오늘 제가 착각하고 연중 제의인 초록색 제의를 입었는데 우리 복사들이 “신부님 그 제의는 아닌 것 같은데요.” 라고 이야기 하여 ‘아차’ 싶어서 다시 올바른 제의를 입었습니다. 우리 복사들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 레타레 주일에는 보통 제대 앞에 장미가 있어야 합니다. 저희 Bonstetten 본당에서는 제대 앞에 장미가 풍성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오늘 부활을 미리 바라보고 함께 기뻐하는 주일을 드리는데 저는 어제 특전 미사 후에 기뻐서 샴페인을 마셨습니다. 나머지 샴페인을 오늘 주일 미사 마치고 또 마실 예정입니다. 주일은 사순에 속해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기뻐해야 하는 부활의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샴페인을 여십시오. 부활을 찬미합시다. 오늘 복음에서는 부자의 작은 아들이 재산을 들고 멀리 떠나 방탕하게 사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는 과연 고향을 떠나 방탕하게 사는지 아니면 잘 살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부자이십니까? 부자는 상대적 개념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기준을 두고 삼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상위 1%에 속하는 사람을 부자라고 한다면 상위 1%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그것도 나라마다 기준이 다를 것입니다.

스위스에서는 어느 정도 순 재산을 가져야 상위 1%일까요? 일 인당 한화로 67 억원 정도를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4인으로 된 가족이라고 할 때 그 가족이 1%에 속하는 부자일 경우 그 가족에는 약 300억원이 넘는 순 재산이 있는 것입니다. 엄청난 돈이죠.

한번 함께 여러분들이 부자라고 생각을 해봅시다. 일꾼도 많이 둔 부자 아버지에게 작은 아들이 와서 재산 분할을 요구합니다. “아버지 재산의 절반을 주십시오.” 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150 억원을 줬고 아들이 그 많은 돈을 들고 고향을 떠나 타지에 가서 몇 일 만에 그 돈을 날려서 돌아왔다고 할 때 여러분은 기쁠까요 아니면 슬플까요? 보통 멱살을 잡고 호적에 빨간 줄을 긋겠다고 화를 낼 것입니다. 그런데 착한 아버지는 아들을 기쁨으로 맞아줍니다. 오늘의 복음에 굉장히 인상적인 한 줄이 있습니다.

“그제야 제 정신이 든 그는.” 이 문장입니다. 이것은 그리스 원어로 해석하면 “그 때 바로 그 아들은 자기 자신 안으로 들어갔다.” 라는 의미가 됩니다. 아들이 150 억원을 날려버렸으나 이 아들은 자기자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자기 자신 안으로 들어왔으면 150 억원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 아버지는 이것을 알았고 아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하여 돌아온 것을 기뻐합니다.

우리도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자기 자신 안으로 들어와 있는지 말입니다. 여러분 만족하십니까? 150 억 원을 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으로 들어왔으면 로또에 10 번이나 당첨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회개의 은총은 아무리 많은 돈을 써도 아깝지 않습니다. 여러분에게 불치병에 걸린 아들이 있다고 한다면 그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써도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우리가 만일 회개를 했다면 그 가치가 얼마나 큰 것임을 알고 감사해야 하겠습니다.

아직 회개가 되지 않았다면 투자하십시오.

자기 자신 안에 들어온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는 바로 하느님과 더불어 있는 사람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