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휴가 잘 다녀오셨나요? 휴가 중에 복음을 선포하셨나요? 우리는 전교 주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발은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는 발 만큼 아름다운 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예수님은 이방인 지역을 한바퀴 돌고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약속한 땅 중에서 최초로 점령된 곳인 예리코로 오십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눈 먼 이 바르티매오를 고치십니다.

과연 우리의 발이 그분의 발만큼 아름다울까요? 옛 말에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 가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 공동체 형제님들은 다들 용기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식당에서 벨을 누르면 종업원이 옵니다. 그런데 저는 벨을 누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벨은 눌러지기 위해 있고 우리는 필요하면 눌러야 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그때 그때 필요하면 손을 들고, 심지어 가게에 들어가면서 “짜장면 둘이요.” 라고 주문하기도 합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하는 경우 한국 승객들은 계속해서 벨을 누릅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벨을 누르기가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스위스에 적응 했다는 의미 이겠지요.

여러분은 바르티매오 같은 분인가요 아니면 바르티매오 같은 사람을 조용히 하라는 군중같은 분인가요?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 부족한 것, 그리고 갈망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것을 부끄러워하며 감추어야 하나요? 바르티매오는 주변에서 조용히 하라고 하니까 더 목소리 높여 이야기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무엇이 필요하냐?” 라고 물으시자 “보고 싶습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목소리를 높여야 하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부족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주일에 8시 미사와 10시 미사가 있었습니다. 10시 미사는 제가 강론을 하지 않고 어떤 자매님께 부탁을 드려서 그 자매님이 강론을 하셨습니다. 그 분은 눈이 멀은 분인데, 매일 성당에 나와서 미사를 드리십니다. 그 분은 눈이 멀었기 때문에 주님을 만났고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하십니다. 지난 성 금요일 새벽에 있었던 일입니다.

지난 성 목요일부터 성 금요일까지 성체조배가 이어지는 날이었습니다. 새벽 5시에 성당으로 제가 향하는데 그 자매님이 성당 앞에 서 있었습니다. 제가 그 자매님께 “자매님, 왜 여기 서 계세요?” 라고 물으니 그 자매님이 “안토니오 신부님, 도와 주세요. 길을 잃어버렸어요.” 라고 하였습니다. 그 분은 성당 주변을 방향을 잃고 계속 1시간 반 동안 돌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그 애원하는 소리가 귀에 선합니다. 그 절박함이 바르티매오의 절박함이 아닐까요?

우리는 그 절박함이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감사해야겠습니다. 만일 그런 순간이 오면 하느님께 필요한 것을 즉시 아룁시다. 부끄러워 하지 말고 말입니다. 주님은 들어 주십니다. 아멘.

주의 기도 전.> 필요할 때 주님께 요청하고 싹 잊고 가는 배은망덕은 하면 안되겠습니다. 주님께 필요한 것을 요청하고 주님께서 바르티매오를 보내듯이 보내주시더라도 주님을 따라갑시다. 그리고 주님께 겸손함과 굳음을 청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