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생각보다 많이 오셨네요. 저도 잠시 2박 3일 독일 모젤(Mosel)에 일도 있고 잠시 휴식을 할 겸 다녀왔습니다. 숙박을 하고 아침을 먹다가 이가 깨졌습니다. 그 길로 다시 스위스로 돌아와서 이를 치료 받았습니다. 모든 일정이 취소되고 계획이 변경되었습니다. 기대가 깨진다는 것이 참 씁쓸했습니다. 실망스럽고 힘들었습니다.

기대가 있다는 것은 그것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갈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바마가 2009년도 당선 당시에 많은 기대가 있었습니다. 당선 후 정치적 행보를 보고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상 받은 후에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등을 비롯한 7개의 나라를 폭격했습니다. 미국 역사상 많은 나라를 폭격하고 장기간 폭격한 대통령으로 기록되었습니다. 2013년도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당선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기뻐하였고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뀝니다. 적 그리스도는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기대를 심어줍니다. 인간은 기대와 희망을 먹고 사는 존재입니다. 그래야 인간의 존재를 부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수도자들도 기대와 희망을 품고 삽니다. 성북동 수도원에 큰 나무가 있습니다. 그 나무는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들어오고 떠나가는 것을 봤을까 생각이 듭니다. 수도원 생활을 하면서 실망을 하여 떠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떠나는 형제들이 수도원을 나가는 전 날 좋은 식사를 다같이 모여서 합니다. 떠나는 형제들 중 다른 소명을 발견하고 나가는 젊은이도 있고 수도원 생활에 실망을 하여 나가는 젊은이도 있습니다.

인간은 기대를 가지고 있고 그 기대하는 바를 하느님이 이루어 주셔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하느님은 나에게 이렇게 해주셔야 해..” 라고 말입니다.

한편 예수님도 여러분들에게 기대를 갖고 계십니다. 그 예수님이 갖고 계시는 기대는 우리가 갖는 기대보다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빵을 주시기를 기대하고 배고픔이 없는 세상을 기대하여 예수님을 왕으로 삼으려고 했으나 예수님은 사라져 버리십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기대를 억지로 물리적으로 실행시키려 할 때 예수님은 사라지십니다. 우리의 기대가 너무 크고 그것을 억지로 이루고자 노력을 할 뿐입니다.

어떤 미사가 가장 아름다운 미사일까요? 가장 아름답고 거룩한 미사는 사제가 사라지는 미사입니다. 사제가 자신을 비울 때 그리스도께서 그 자리에 오시게 됩니다. 그 가운데 신자들은 자기의 의지를 담아서 하느님이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미사입니다. 그 때 우리는 보이지 않고 예수님이 돌아와 서 계시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원하고 있나요? 실망도 또한 계속 될 겁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바는 크고 거룩합니다. 그리스도의 뜻을 받들기 위해 우리를 비워야 하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