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 옛날에는 극단적인 법이 우리를 지배했습니다. 예를 들어 범죄를 저지르면 가족 몇 대를 멸한다든지 하였습니다. 비로소 구약이 되어서야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응징하는 1:1의 법이 성립되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과거에 바우마(Bauma)라는 시골마을에 짧게 지냈던 적이 있었는데 그 곳에는 아이들이 보자마자 ‘Grüezi’(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취리히 지역만 보더라도 길에서 모르는 사람이 만나면 서로 눈치를 보다가 한 사람이 인사하면 다른 사람이 바로 인사를 합니다. 어느 날 취리히의 한 식당에서는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식사 후에 돈만 지불하고 나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내가 받은 음식과 서비스에 해당하는 돈만 지불했던 것입니다. 일대일의 원칙인 것이지요.

요즘 한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들에게 원망을 하는 분위기가 많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일대일의 원칙을 넘어서 사랑의 원칙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왼뺨을 치려거든 오른뺨을 내밀고 1000보를 가 달라는 친구에게 2000걸음을 가주는 등 말입니다.

과거 15세기 유럽에서는 흑사병으로 유럽인구의 절반 가까이 죽었는데 이 때 성직자들이 병자들을 치료하다가 성직자들의 70%까지 죽었습니다. 이 성직자들을 본보기로 볼 때 우리가 이 아픈 사람들을 보살펴 주지는 못할 망정 비난해서는 안되겠습니다.

하느님이 만일 1:1의 하느님이라면 우리는 지은 죄로 인해 두려움에 떨면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자비의 하느님이십니다.